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표현주의 음악의 개념, 12음기법과 제2빈악파 3대 작곡가, 현대음악에 끼친 영향

by daily서하루 2025. 2. 3.
반응형

표현주의 그림-피카소 '비뇽의 여인' 선화

목차

1.표현주의 음악과 쇤베르크의 도전
2.12음기법과 음악의 혁신
 1)쇤베르크 12음기법의 핵심원칙
 2)베르크
 3)베베른
3.빈 악파의 유산과 현대에 미친 영향
 1) 전자음악과 실험음악으로의 확장
 2) 영화 음악과 현대 클래식에의 적용
 3) 교육과 이론적 연구의 기반

 

1920년대부터는 음악사조에서 인상주의를 이어 표현주의의 경향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두 사조의 작곡가들은 각각 대조적인 양상으로 음악을 작곡하였습니다. 인상주의가 특정 사물의 인상을 묘사했다면, 표현주의는 인간 내면의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상이합니다. 따라서 인상주의는 내가 특정 대상에 대한 인상을 느끼게 되므로 코딩으로 비유하면 입력에 해당하는 'impressionism'이라고 하는 반면, 표현주의는 나의 내면의 감정을 꺼내는 것이므로 출력에 해당하는 ' expressionism '이라고 표현합니다. 표현주의는 그렇다면 인간의 내면의 어떤 감정을 표현하였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하였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1. 표현주의 음악과 쇤베르크의 도전

이는 세계대전으로 인해 공포스러운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표현주의는 인간의 내면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므로, 회화에서는 에드바르트 뭉크, 바실리 칸딘스키 등의 화가들이 감정을 강렬한 색채와 기괴한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편 음악에서 표현주의는 기존의 화성 체계와 멜로디 진행을 따르지 않고, 인간의 내면적 감정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인간의 내면의 깊은 심연에 있는 공포, 불안, 절망 등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쇤베르크는 이를 음악에 적용하여, 극단적인 불협화음과 예측 불가능한 멜로디를 특징으로 하는 곡을 작곡했습니다.

20세기 초반 유럽에서는 기존의 음악적 형식과 조성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습니다. 인상주의에서도 물론 5도, 8도 화성의 병진행을 통한 화성 어법 탈피, 종지의 회피, 장단조 체계를 벗어난 선법 및 음계 사용으로 기존의 음악적 형식과 조성에 대해 해체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출신의 표현주의 작곡가 아르노크 쇤베르크는 이러한 움직임에서 더 나아가 완전히 조성을 파악할 수 없는 무조음악을 만들고, 이 무조음악에서의 조성감을 완전히 탈피한 12음기법의 곡을 고안해 냅니다.

쇤베르크는 1기에 조성의 해체를 꾀하고자 조성을 신경쓰지 않고 1옥타브 안에 있는 12개의 음을 무작정 활용한 무조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쇤베르크의 무조음악 작품으로는 <달에 홀린 피에로>(Pierrot Lunaire, 1912)가 있습니다. 이 곡은 전통적인 성악과는 달리 '슈프레히슈팀메(Sprechstimme)'라는 독특한 기법을 도입하여 특정 음높이를 지정하지 않고 대략적인 음의 높낮이만을 악보에 지시하여 말을 하는듯한 효과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무조음악에서는 특정 음을 자주 사용하게 될 경우 해당 음의 중심처럼 들리게 된다는 점에서 조의 중심이 있다는 측면에서 완전한 조성의 해체를 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1옥타브 안에 있는 12가지 음의 열을 수열처럼 미리 정해놓고, 악보에 순서대로 배치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12음기법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나치 정권의 독재로 바르샤바 수용소에 갇힌 유태인들의 상황을 표현한 음악인 <바르샤바의 생존자>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로 만들어진 음악은 청중들의 귀에 굉장히 낯설고, 불쾌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음악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2. 12음기법과 음악의 혁신

표현주의 음악을 탐구하던 쇤베르크는 1920년대에 이르러 새로운 작곡 기법을 창안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12음기법(dodecaphony, 12-tone technique)이다. 12음기법은 전통적인 장·단조 체계를 완전히 탈피하고, 서로 다른 12개의 음을 동등하게 사용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쇤베르크 12음기법의 핵심 원칙

  • 12개의 음을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 – 한 옥타브 내에서 동일한 음이 반복되기 전에 12개의 음이 모두 등장해야 합니다. 이는 특정 음이 자주 들리게 되어 으뜸음처럼 들리는 것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 음렬에 르네상스의 카논 기법을 활용합니다.  12개의 음을 특정한 순서로 배열한 후, 그 순서를 역행, 전위, 역행전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여 사용합니다.
  • 조성의 완전한 탈피 – 특정한 화음이나 중심음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음을 동등하게 다룸으로써 기존의 조성 음악과 완전히 다른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은 제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제자가 바로 '알반 베르크'와 '안톤 베베른'입니다. 표현주의 작곡가인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은 모두 빈 출신의 작곡가이므로 이 3명을 '제2빈악파'라고 칭합니다. 첫 번째 빈악파인 고전시대의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이후에 빈에 나타난 3명의 작곡가를 지칭한 말입니다. 쇤베르크의 제자인 베르크와 베베른은 이 기법을 자신들의 작품에 활용하면서 각기 다른 스타일로 발전시켰습니다.

베르크

베르크는 12음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전통적인 낭만주의적 요소를 유지하여 감성적인 표현을 강조했습니다. 베르크의 작품이 다른 표현주의 작곡가들의 작품에 비해 청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베르크의 대표작으로는 오페라 <보체크>(Wozzeck, 1925)와 <룰루>(Lulu, 1935)가 있습니다.

베베른

반면 베베른은 더욱 실험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의 작품은 짧고 간결하여 한 곡이 한 음렬을 사용하면 곡이 끝나는 경우도 있고, 보통 3분 이내에 끝나는 곡이 대부분입니다. 베르크는 음과 음 사이의 관계를 철저히 분석하여 12음기법에 따라 구성했습니다. 베베른은 이뿐만 아니라, 악기에도 실험적인 시도를 하였는데요, 각 음마다 다른 악기가 연주하도록 하여 음과 음이 따로따로 떨어진 느낌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한 음마다 다른 악기로 연주된 베베른의 작품은 '점묘주의 기법'을 활용했다고 칭합니다. 악기가 점을 찍듯이 음을 하나하나 연주한다는 의미입니다. 베베른의 대표작으로는 <교향곡 Op.21>(1928)이 있습니다.

 

이처럼 쇤베르크의 제자인 베르크와 베베른은 12음기법을 발전시켜 또 다른 음악을 창조하며 표현주의 음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주의 음악은 전통 음악의 패러다임을 뒤엎는 혁신적인 변화였습니다.

 

3. 빈 악파의 유산과 현대 음악에 미친 영향

쇤베르크와 그의 제자들이 만든 표현주의 음악과 12음기법은 이후 현대음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1) 전자음악과 실험음악으로의 확장

  • 12음기법은 이후 총렬주의(serialism)로 발전하여 피에르 불레즈, 칼하인츠 슈톡하우젠 같은 현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총렬주의란 음 뿐만 아니라 음가, 강세, 빠르기 등을 모두 열로 지정하여 작곡한 기법입니다.
  • 12음기법이 발전한 이런 총렬주의의 음악은 모든 음이 엄격한 규칙에 의해 연주되어야 했기에 사람이 연주하기 힘든 경지에 이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연주자 대신 컴퓨터로 음악이 연주되면서 전자음악과 컴퓨터 음악의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2) 영화 음악과 현대 클래식에의 적용

  • 현대 영화 음악에서도 영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쇤베르크의 무조성 음악과 12음기법이 종종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베르나르드 허먼의 <싸이코>(1960) 사운드트랙은 불협화음과 무조성을 활용하여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3) 교육과 이론적 연구의 기반

  • 20세기 이후 음악 이론 교육에서 12음기법은 필수적으로 다뤄지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 쇤베르크의 저서 <화성 이론>(Harmonielehre, 1911)은 오늘날까지도 중요한 음악 이론서로 활용됩니다.

빈 악파의 음악은 당시에는 급진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는 점점 더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표현주의가 발전하여 만들어진 총렬주의 음악은 당대 유행한 예술사조의 경향인 모더니즘의 '예술은 늘 새로워야 한다'라는 이념을 실천한 경향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극도로 새로운 것만 추구하던 작곡가들은 청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음악만을 만드는데 집중하였기 때문에, 결국 청중이 이해하기 쉬운 음악을 만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으로 돌아갑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이념을 외치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모더니즘의 새로운 음악과 이전의 음악의 다양성을 모두 존중하여 예술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표현주의는 이러한 예술계의 급진적인 변화에 이바지를 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결론

빈 악파, 특히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이 만들어낸 음악적 혁신은 20세기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였습니다. 표현주의 음악의 12음기법은 전통적인 조성 체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이후 현대음악과 실험음악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들의 음악이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번 들어보면 음악의 세계가 얼마나 심오한 것인지를 느껴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추천곡으로는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 <바르샤바의 생존자>, 베르크의 <보체크>, 베베른의 <교향곡 Op.21>이 있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파이팅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