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쇼팽과 리스트의 생애 비교음악 장르와 스타일 비교 대표 악곡 분석 – 쇼팽 vs 리스트 |
쇼팽과 리스트의 생애 비교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과 프란츠 리스트(1811-1886)는 모두 19세기 유럽에서 활동한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궤적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쇼팽은 폴란드 바르샤바 근처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보였습니다. 그는 20세에 파리로 이주하여 대부분의 생애를 그곳에서 보냈으며, 연주보다는 작곡과 교육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그의 음악은 감성적이며 서정적이었고, 주로 피아노 독주곡을 작곡했습니다. 하지만 쇼팽은 건강이 좋지 않았고, 3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반면 리스트는 헝가리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유럽 전역을 돌며 연주 활동을 했으며, 화려한 기교와 극적인 무대 매너로 유명했습니다. 말년에 리스트는 종교에 심취하여 성직자가 되었으며, 교회 음악과 종교적 작품을 다수 작곡했습니다. 그는 75세까지 장수하며 음악계에 큰 영향을 남겼습니다.
쇼팽이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었던 반면, 리스트는 사교적이고 화려한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대조적인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리스트는 리사이틀을 만든 사람입니다. 외향적 성격 때문인지, 관객과 소통하고자 연주자인 리스트 자신의 곡들을 해설과 함께 연주하는 리사이틀을 처음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때 기존에 공연장에서 정면으로 배치되어 연주자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피아노의 각도를 자신의 높은 콧대를 자랑하기 위해 옆으로 돌려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도 피아노의 얼굴, 동작을 관객이 모두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악 장르와 스타일 비교
쇼팽과 리스트는 모두 피아노 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그들의 음악 스타일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쇼팽의 음악은 감미로운 멜로디와 섬세한 감성을 특징으로 하며, 주로 연습곡(Etude), 녹턴(Nocturne), 발라드(Ballade), 마주르카(Mazurka), 폴로네이즈(Polonaise) 등의 피아노 독주곡을 작곡했습니다.
쇼팽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음악적 표현과 감정 전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쇼팽 에튀드를 감상하거나 연주해 보신 분들은 알다시피 쇼팽의 연습곡에는 체르니의 연습곡과는 확연히 다른 난이도와 음악적 재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쇼팽은 기존의 피아노 연습생들의 연습용도에 불과하던 연습곡(Etude)의 장르를 공연용으로 업그레이드시킨 인물입니다.
한편, 밤의 음악을 의미하는 녹턴같은 경우는 존 필드가 만든 장르이나, 해당 장르에 '루바토 기법'을 도입하여 왼손은 정박으로 연주하고 오른손은 해당 마디 내에서 자유로운 템포로 연주하며 여유 있고 서정적인 밤의 분위기를 잘 연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더불어, 쇼팽은 기존의 성악 혹은 복수의 악기로 연주되던 '발라드' 장르를 피아노 독주곡으로 연주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쇼팽 발라드 1번이 유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쇼팽의 작품은 폴란드의 민속 음악적 요소를 반영하면서도 우아하고 세련된 감성을 담고 있습니다.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는 폴란드의 춤곡입니다. 폴로네이즈는 귀족적인 음악인 반면, 마주르카는 서민적인 음악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두 곡에서는 춤곡의 리듬형이 특징적입니다. 마주르카 Op7-No.1에는 붙점 리듬이 통통 튀는 마주르카의 느낌을 잘 살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폴로네이즈는 영웅 폴로네이즈와 군대 폴로네이즈가 유명합니다. 두 곡 다 폴로네이즈의 리듬형과 함께 씩씩한 분위기가 특징적입니다.
반면 리스트의 음악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적 구성과 화려한 피아노 테크닉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는 교향시(Symphonic Poem)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습니다. 교향시란 본래 시적 또는 회화적인 내용에서 영감을 얻은 '관현악 편성'으로 표제음악 장르였습니다. 그러나 리스트는 이를 피아노 독주곡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피아노 연주 기법에서도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리스트는 동시대의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소문난 파가니니의 친구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화려하다못해 무시무시한 테크닉을 구사한 파가니니의 친구답게 리스트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고, 강렬한 감정을 표현한 곡을 주로 만들었습니다. 리스트는 거구의 인물로 손의 크기와 손가락의 길이 모두 인간을 초월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리스트의 손가락은 '도'음에서 한 옥타브 위의 '라'음이 닿을 정도의 길이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리스트의 곡에는 옥타브를 넘나드는 도약이 많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리스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헝가리 랩소디(Hungarian Rhapsody), 초절기교 연습곡(Transcendental Études), 메피스토 왈츠(Mephisto Waltz) 등이 있습니다.
헝가리 랩소디는 리스트의 어머니인 헝가리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작곡되었습니다. 어둡고 느린 부분인 라수스와 경쾌하고 빠른 부분인 프리스카가 대조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절기교 연습곡은 말 그대로 화려하고 기교가 넘치는 곡을 뜻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마제파>, <도깨비불> 등이 있습니다. '라 캄파넬라'라는 곡 또한 기교적이지만, 이는 파가니니가 원곡 연주자입니다. 리스트는 바이올린곡이던 파가니니의 곡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해 <파가니니에 의한 대연습곡>을 만들었는데, '라 캄파넬라'는 그중 S.141에 해당하는 곡입니다.
<메피스토 왈츠>는 문학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의 이름인 '메피스토펠레스'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파우스트의 연애와 메피스토의 비웃음을 담은 유쾌한 악곡입니다.
대표 악곡 분석 – 쇼팽 vs 리스트
1) 쇼팽의 대표곡
1.녹턴 2번(Op. 9 No. 2): 부드러운 멜로디와 세밀한 감성이 돋보이는 곡으로, 쇼팽의 대표적인 낭만적 음악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2.혁명 연습곡(Op. 10 No. 12): 조국 폴란드의 독립을 염원하며 작곡된 곡으로, 강렬한 감정과 빠른 패시지가 특징입니다.
3.영웅 폴로네즈(Op. 53): 화려한 리듬과 강렬한 선율이 돋보이는 곡으로, 쇼팽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리스트의 대표곡
1.헝가리 랩소디 2번: 헝가리 민속 음악을 기반으로 한 곡으로, 극적인 전개와 화려한 테크닉이 돋보입니다.
2.초절기교 연습곡 4번(마제파): 엄청난 기교와 파워가 필요한 곡으로, 리스트의 연주 스타일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3.라 캄파넬라: 빠른 트릴과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멜로디로 유명한 곡입니다.
결론
쇼팽과 리스트는 모두 19세기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을 대표하는 거장들이었습니다. 쇼팽은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곡을 주로 작곡했으며, 리스트는 화려한 기교와 강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곡을 남겼습니다. 또한 쇼팽은 피아노 독주곡에 집중했던 반면, 리스트는 피아노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음악과 성악곡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활동했습니다. 리스트는 당시에 편곡의 대가라고도 불릴 만큼 다른 음악을 관현악곡으로 많이 편곡하였다고 합니다.
이 두 작곡가는 각기 다른 음악적 스타일을 지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클래식 음악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전공생 및 음악애호가들이 쇼팽과 리스트의 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할 만큼 그들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쇼팽 콩쿠르가 열리는 시기에 음악애호가들은 올림픽에 열광하는 스포츠애호가들만큼이나 밤을 새워서 콩쿠르를 관람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낭만시대 유럽의 피아노음악의 거장인 쇼팽과 리스트 중 누구의 음악을 더 선호하시나요? 여러분이 아는 숨은 명곡이 있다면 댓글로 추천해 주세요. 그럼 오늘 하루도 파이팅입니다!